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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안 돼요

  • 작성일 : 2024-02-15
  • 조회수 : 179
  • 작성자 : 아동학과 관리자

[소통하는 육아법]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 엄마가 수다쟁이가 돼야 할까?



‘엄마는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엄마가 말을 많이 해야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수다쟁이 엄마가 아이의 언어발달을 촉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한 연구에서도 엄마가 말을 많이 해준 20개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평균 131개가 많은 단어를 익혔다.

그렇다고 수다쟁이 엄마가 아이의 언어발달에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다. 수다쟁이 엄마는 말이 빠르고 말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말이 빠른 만큼 말이 담고 있는 정보의 밀도는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 브라운대 유리엘 코헨 프리바 교수가 발화속도와 정보밀도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말이 빠른 사람은 정보밀도 즉, 정보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이 빠른 사람은 쓸데없이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해 말이 담고 있는 정보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 엄마가 반드시 수다쟁이일 필요는 없다. 물론 수다쟁이 엄마가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엄마보다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대화를 독점하면서 하루종일 일방적으로 말을 빠르게 많이 하는 엄마의 수다는 무의미하게 틀어놓은 TV나 라디오와 같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자극은 오히려 아이의 언어발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아이의 언어발달에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상호작용’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연구팀은 생후 2~48개월 아이를 키우는 275가구를 대상으로 대화가 언어 발달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이가 말을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작용’이었다. 엄마가 일방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아이의 서투른 말을 들어주면서 대화할 때 아이의 언어발달 효과는 6배나 컸다.

‘엄마는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자칫 오해를 불러오기 쉽다. 엄마가 혼자서 말을 많이 하면 아이의 언어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될거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언어자극의 양이 많으면 습득하는 언어도 많아지겠지만, 아이 언어발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다. 상호작용의 기본 원칙인 ‘순서 주고받기(Turn-taking)’를 통해 아이의 반응 순서를 존중하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아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의사소통 관련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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